2023년 10월 13일 - 2023년 10월 13일
2023년 10월 13일, 2023년 10월 13일
02-3668-0007
약 1시간
안남근
김효신
권재헌
박민지
한지원
박정무
오신영 등
정석순, 안남근, 김지수 등
[공연소개]
정석순 <Prayer - 우리들의 봄>
몇 해 전, 마치 몸이 두 개로 같아지는 듯한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습니다. 절대 일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일들이 일어났고 삶과 영혼은 한순간 망가졌어요.
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머릿속을 지배했고 마음속엔 세상을 향한 원망만 남았습니다.
늘 그렇듯 이런 고통스러운 시간들은 아주 천천히 흘러갔습니다. 깊은 안갯속에 갇힌 채 세상과 스스로를 끝없이 원망하고 또 원망했어요. 목이 쉬어 더 이상 원망할 수 없을 때쯤 고통은 점점 무 더져 갔고 흐릿해진 안개 사이로 무언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.
가족들, 망가진 삶, 그 한가운데 무기력한 내 모습.
그런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게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서 조심스럽게 눈을 마주쳤어요.
그 순간 허무하게도 더 이상 원망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.
더 이상 망가질 게 남아있지 않았으니까요.
쉽진 않았지만, 망가진 몸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어요. 그리고 이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.
내일을 마주해야 할 이유를.
안개는 조금씩 걷혀가기 시작했고 멀지 않은 곳에서 하나둘씩 이유를 찾게 되었어요.
그리고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.
내일이......
그리고 따뜻한 봄이......